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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예고된 재앙' 결국 터졌다

발행일 2018-12-06

파열된 열수송관 복구작업

5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 지난 4일 오후 발생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열 수송관 파열 사고와 관련,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출범 26년째 곳곳서 위험 경고등
고양 백석동 노후 열수송관 터져
1명 사망 25명 부상 난방 중단도
'지반 침하' 잇따라 발생한 지역
유은혜 부총리 "종합적 점검 필요"

지난 1992년 '부의 상징'으로 출범했다 26년째로 접어들면서 곳곳에 위험 경고등이 켜진(8월 1일자 1면 보도) '경기도내 1기 신도시'에 예고된 '재앙(災殃)'이 결국 터졌다.

잇따라 발생한 땅 꺼짐 사고, 저유소 화재에 이어 국가주요시설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열 수송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터져 1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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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8시 41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850㎜ 열 수송관이 터졌다.

 

이 지역은 잦은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늘 불안케 했던 곳이다.

가뜩이나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날 2천800여 가구에 난방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맹추위에 떠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당시 100도에 달하는 고온의 물이 50∼100m 높이로 치솟아 피해가 컸다. 이날 사고가 난 수송관은 1991년 2m 깊이 땅에 매설된 노후관이다.

녹이 난 데다 균열까지 생긴 열 수송관 윗부분은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져 파편이 수십m를 날아가기도 했다.

흰 수증기 때문에 앞을 보기 어려웠던 시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뜨거운 물에 속수무책으로 화상을 입었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27년 된 열 수송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땅속에는 열 공급관 외에도 상·하수도관, 가스 공급관 등 수많은 기반시설이 매설돼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백석동 지역은 잦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2월 6일 이번 사고현장에서 수백m 떨어진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고, 2016년 7월에는 백석동 인근 장항동에서 땅 꺼짐이 발생해 60대 여성이 빠져 다친 바 있다.

2005년에도 이번 사고 지점과 가까운 인도에서 갑자기 땅 꺼짐이 발생, 20대 남성이 빠져 30분 만에 행인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경기도가 지난해 2014∼2016년 발생한 도로 지반 침하 240건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4건 중 3건이 낡은 상·하수도관 때문으로 분석된 바 있다.

특히 사고 인근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 3종(위험시설) 시설물 109개 중 69개(63.3%)가 위치해 있다.

5일 사고 현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는 "1기 신도시의 공공인프라에 대한 안전진단과 취약점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영·김영래·손성배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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