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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백령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할 이유

발행일 2018-12-19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주민들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 겨울 한 철을 사실상 육지와 격리된 채 살아간다. 기상악화로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들이 일제히 결항하는 날이 잦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해5도 주민들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버리는 달'이라고 한다. 당장 이달만 살펴봐도 그 곤혹스런 사정을 알 수 있다.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보름 동안 하모니플라워호,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 등 인천과 백령·대청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이 전부 운항하지 않은 날은 총 6일이나 된다. 그 중 두 차례는 2~3일씩 연속 결항했다. 올해 1월에도 기상악화로 나흘간이나 뱃길이 통제됐다. 지난해에는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 연속 배가 끊기는 등 12월 한 달 동안 총 13일이나 여객선이 뜨질 않았다. 겨울마다 되풀이되는 고립이다.

지난달 24일에는 백령도 장촌포구에 있는 통신3사의 통합기지국이 낙뢰를 맞아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모든 통신이 끊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기상악화로 여객선까지 통제되는 바람에 통신복구가 늦어졌다. 이렇게 고립된 상황에서 통신두절사태까지 겹치게 되면 사실상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겨울철마다 며칠씩 여객선이 끊겨 물자를 공급하지 못하면 난방용 연료를 비롯한 생필품이 동나는 경우도 있다. 고령자들은 이런 악조건을 견뎌내기 힘들어 겨울 한 철 동안 뭍의 자녀 집에서 지내곤 한다.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만약 병원에 가야 할 위급한 일이라도 발생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6월부터 아침에 백령도를 출항하는 배편이 2년7개월 만에 다시 생기면서 형편이 나아졌다는 게 이 정도다.

백령도·대청도 주민들은 해마다 겪는 겨울철 고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항공편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비행기가 배보다 기상영향을 훨씬 덜 받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국방대에 의뢰한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 연구용역은 일단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항 건설이 군사작전과 전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를 마치게 된다. 인천시는 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사업비는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서해5도 주민들이 겨울 석 달을 더 이상 '버리는 달'로 여기지 않도록 관계당국들이 전향적으로 사업을 검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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