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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선 경기도" 예타면제 후폭풍

발행일 2019-01-31

30일사진3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발표에서 경기도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 뒤로 수원시 호매실동 아파트단지에 신분당선 연장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택지개발 활발한 道, 더 절실한데…
포천만 '접경지' 특수성 감안 포함
교통인프라 부족 서수원 강한반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의 후폭풍이 거세다. 접경지역이란 단서 조항을 달아 가까스로 예타 면제에 포함된 포천을 제외하곤 지역의 핵심 사업이 소외되면서 경기도가 이번 예타 면제에 들러리를 섰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사업비가 확보됐지만 사실상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제외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의 경우 서수원 주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된 사업은 모두 23개로, 경기도에선 지하철 7호선 포천 연장 사업(도봉산포천선·옥정~포천)이 예타 면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포천 사업에 대해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은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포천은 '접경지'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사업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결국 경기도에서 제시한 예타 면제 건의 사업 중 순수하게 지역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선정된 사업은 없는 셈이다. 반면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각 지역은 숙원 사업으로 거론했던 각종 사업을 포함시켜 대조적이다.

강원도 관광 강화를 위한 제2경춘국도를 비롯해 전북의 새만금국제공항, 전남의 수산식품수출단지, 전남의 서남해안 관광도로 등 지역 경제를 살릴 사업을 비롯해 대전 2호선 트램과 울산의 산재전문공공병원 등 복리후생을 증진시킬 사업이 두루 포함됐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에선 "수도권이라고 제외할 거였다면 애초에 왜 건의 사업을 제출 받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에 각종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경기도의 건의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타 지역보다 택지개발이 활발하기에 예타 면제의 필요성이 훨씬 크다는 게 지역의 목소리다.

철도와 도로 등의 인프라가 적기에 마련되지 않으면 시민 불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외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선의 경우, 10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호매실은 아파트 숲만 있는 교통 '섬'으로 고립돼 있다.

이 밖에도 수서~광주 복선전철과 서울 6호선 구리 연장선은 각각 2014~2015년부터 예타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도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예타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역에서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 외에 예타 면제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균형발전을 통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야당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은 "예타 면제는 미래 세대에 재정 폭탄을 안긴다"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술수"라고 폄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예타 면제는)균형 발전 정책으로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절차상으로 정해져 있는 허용된 절차로 지역에서는 다들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상천·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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