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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내일 '세계 습지의 날' 인천 현주소]쉼 없는 도심 확장, 습지를 삼키고 있다

발행일 2019-02-01

3기 신도시 조성땐 '계양들' 사라져
'논습지' 생태공간으로 재조명 절실

영종2 등 개발과 보전 사이 딜레마
지자체들도 복원 문제 적극 나서야

2월 2일은 국제사회가 정한 '세계 습지의 날'이다.

한국을 포함한 168개국은 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적 활동인 '람사르(Ramsar) 협약'을 통해 보전 가치가 큰 전 세계 습지 2천190여 곳을 람사르습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인천도 2014년 7월 송도갯벌(6.11㎢)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는 등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드넓은 습지 생태계를 보유한 도시다.

인천지역 습지 상당수가 개발사업 추진 등으로 인해 점점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쉼 없이 도심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인천지역에서 습지가 지닌 생태적 가치와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보전·복원작업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습지의 날'을 계기로 다시금 커지고 있다.

■ 재조명 받아야 할 '논습지'


정부가 3기 신도시 대상지로 선정한 계양구 일대의 계양테크노밸리 조성사업 예정지(개발제한구역) 334만9천㎡ 가운데 96%인 324만5천㎡가 '논'이다.

'계양들'이라 불리는 대규모 논은 신도시 조성이 본격화하면 몽땅 사라질 전망이다. 계양구 일대 논에는 큰기러기, 금개구리 등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아스팔트가 깔린 도심과 달리 인천 내륙에서 차가운 공기를 생산해 열섬현상을 해소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그동안 계양구 일대 논은 개발을 기다리는 방치된 땅으로만 인식됐을 뿐 습지로서 가치가 조명되지 않고 있다. 개발에 앞서 논습지를 도시의 핵심 생태공간으로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 개발 VS 보전, 여전한 딜레마


인천지역 습지를 둘러싼 '개발이냐 보전이냐' 사이의 딜레마는 현재진행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매립·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영종2지구는 영종도 북단과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이 390만㎡ 규모의 갯벌이다.

영종2지구 갯벌도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다. 역시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등 조류의 번식지이자 도래지이기도 하다.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갯벌 일부는 2016년 10월부터 불법으로 매립된 채 2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고잔동 갯벌은 인근에 있는 송도갯벌과 더불어 인천에 얼마 남지 않은 연안 자연 습지 중 하나다.

강화도에 맞닿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 하구 갯벌과 습지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준설과 다리 건설 등 수많은 개발 구상이 언급되고 있다.

분단 이후 70년 넘게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었던 만큼 개발사업보다는 생태공간으로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국립공원 지정이나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복합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장정구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인천에서는 습지가 개발논리에 의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등 중앙정부뿐 아니라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도 갯벌, 논습지의 보전과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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