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장총량제… 비수도권 '경기도 견제' 점점 번진다
발행일 2019-02-08
7일 오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앞 경충대로변에 반도체 클러스터 이천 유치와 수도권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클러스터 조성 공장물량 확대 추진
대구·경북, 수도권 완화 반대 결의
강소연구개발특구 배제 의견 전달
정부의 균형발전론도 역차별 한몫
경기도가 최적지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문제를 비롯, 비수도권의 견제가 분야를 막론하고 번지며 경기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기도 유치를 저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1월 31일자 2면 보도)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수도권 공장총량 완화 움직임도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오는 5월 이뤄지는 강소연구개발특구 선정에서도 '수도권은 안된다'는 비수도권 측 주장이 일고 있는 추세다.
지난 달 30일 대구·경북지역은 공동 결의문을 통해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를 거세게 반대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적지로 거론되는 경기도의 유일한 장애물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한 '공장총량제'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기도의 공장 조성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비수도권 지역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오는 5월에 선정되는 강소연구개발특구와 관련해서도 비수도권 지역들의 '경기도 견제'가 불붙는 모습이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기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같은 대형 특구보다 규모는 다소 작지만 보다 집약적으로 조성하는 새로운 특구다.
현재 안산을 비롯해 충북 오창, 경북 포항, 경남 김해·양산·진주·창원 등 모두 7개 지역이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특구로 모두 지정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선 '수도권은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고 그 중 하나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역 문제도 종합적인 검토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결국 신청 지역이 특구로서 요건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의 견제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균형발전론'도 경기도 역차별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은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게임 산업 육성에 힘써왔지만 정작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는 배제된 것이다.
이에 도는 100억원에 달하는 자체 재정을 투입, e-스포츠 경기장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