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으로 무게추 기우나
발행일 2019-02-14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김희겸 道 행정1부지사, 발언 눈길
"인접 용인 수도권 이유 물량 제약
국토부·산업부 규제 완화 긍정적"
'GB탓 확장불가' 이천 지속 노력중
SK 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가 용인으로 결정되는 모양새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이라 경기도 내에선 용인·이천, 대외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입지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의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용인 입지가 가장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13일 경기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공장과 반도체 부품, 장비업체까지 입주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중 1조6천억원이 투입돼 클러스터 부지 조성 및 기초공사가 시작되며 향후 10년 간 120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두고 '입지'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현재 본사가 위치한 이천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인근이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어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에 부딪친 것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프로젝트다 보니 경북 구미 등은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권 견제론'을 앞세워 비수도권에 클러스터 조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 계획이 공개되면서 투자의 효과라는 본질 대신 '수도권vs비수도권' 논쟁으로 번진 상태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가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입지에 무게를 쏟는 발언을 내놓으며 용인으로 입지가 굳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김희겸 행정1부지사는 "경기도에서 (SK하이닉스와)오래 전부터 접촉해왔다. 실질적으로 예전에 LG디스플레이가 투자할 때도 그렇고, 삼성 반도체가 (평택)고덕에 투자할 때도 그렇고 하루 이틀에 의사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체계적인 투자 계획이 있었다고 시사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이 활성화돼 있었고, 중국은 한국 반도체를 쫓아오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이천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이천에 추가적으로 투자하면 좋은데 자연보전권역이라 추가 확장이 안 되는 어려움이 있고, 인접 용인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산업단지 물량에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산업단지 물량 규제 완화에 대해)국토부·산업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부처와 계속해 협의를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지사는 "기업은 우수한 인재,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업의 경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느 지역에 언제 빨리 투자해서 효과를 거둘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용인시는 수지와 기흥지역 등 서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부권, 즉 처인구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입점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천지역에서도 규제 완화를 통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천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성수석 의원은 지난 12일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자연보전권역에서는 기업이 공장부지를 늘려 투자를 하려고 해도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입지 문제만 보더라도 획일적인 수도권 규제로 국가와 기업은 물론 지역의 경쟁력을 모두 악화시켜 일자리 위기로 이어지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성주·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