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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대상지역 해제' 고양·남양주 부동산 '꿈틀'… "발 빠른 사람은 이미 움직여"

국토부, 고양시·남양주 일부 조정대상지역 해제
청약·대출 규제 풀려 부동산 시장 기대감 '솔솔'

입력 2019-11-18 13: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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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 원시티'. 조정대상지역유지가 된 곳이지만 매수나 매도 문의는 일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고양시 7곳·남양주시 2곳 그대로 조정대상유지
주민들 "집값 내려가는데 왜 묶였는지 몰라" 원통


집값이 하락하고 주택 거래량이 뚝 떨어졌다고 볼멘소리가 나오던 고양시와 남양주 일부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하면서 고양시와 남양주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여파다.

두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청약요건과 대출 조건이 완화됐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기존 2년에서 6개월로 줄었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총부채상환율(DTI) 50%로 제한하던 대출규제도 받지 않는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를 피하게 되면서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조정대상지역 유지가 되는 곳은 대부분 울상이다.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 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와 남양주시 다산·별내동이 그 대상이다. 이중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와 남양주 별내동의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왜 묶였는지 모르겠다", "원통하다"며 정부의 조치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었다.

해제된 지 '열흘'…"발 빠른 사람은 이미 움직였다"
남양주 호평·평내 분양권 매물 사라지고 웃돈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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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권 웃돈이 1억원 가까이 붙은 두산중공업 '두산알프하임' 신축공사 현장. /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양시와 남양주시 시장에 온기와 냉기가 공존하고 있다. 이달 6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27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공표하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한 경기 고양시 남양주시를 조정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하면서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외곽 지방 일부 지역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주택가격이 상승세에서 안정세로 돌아선 지역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지정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과 동일하게 조정유지가 된 고양시 내 7개 지구는 GTX-A 노선 등 교통망 확충 등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다고 했다. 남양주시 다산동과 별내동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의 확산 영향을 받아 최근 집값 상승세가 뚜렷해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곳은 기대감이, 기존과 동일하게 조정이 되는 곳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해제 효력이 지난 8일부터 발생한 가운데 남양주 호평동에서 만난 김성채 대표 공인중개사는 "발 빠른 분들은 이미 움직였다. 매도자들은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실수요자 및 투자자 문의도 많아졌다"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 중개사는 "2021년 준공이 목표인 두산중공업 두산알프하임(2천894세대)과 내년 6월에 입주하는 대명종합건설의 평내호평역대명루첸리버파크(1천8세대), 올해 8월부터 입주한 평내호평역오네뜨센트럴(616세대) 분양권이 인기"라며 "특히 대명루첸리버파크와 두산알프하임은 매도자가 빠르게 물건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KB부동산 리브온을 보면 전용면적 84㎡ 기준 두산알프하임은 3억8천8백90만 원~3억7천590만 원 선에 분양권 매물이 올라와 있다. 2017년 분양 당시 3.3㎡ 당 평균 분양가가 1천90만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억 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평내호평역대명루첸리버파크는 올라온 매물이 없는 상태다.

종부세 강화가 포함된 정부의 고강도 규제인 '9.13 주택시장안정대책'과 비교적 서울 접근성이 좋은 다산신도시 신규 입주로 기존 주민들이 이사를 하면서 하향세였던 호평동과 평내동 부동산 시장이 비로소 안정세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감정원 11월 2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남양주시는 아파트값이 0.05% 상승했다. 전주(0.02%)보다 0.03%P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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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신도시. /비즈엠DB


조정유지대상지역 내에서도 희비교차
남양주 별내동 '울고' 다산동 '웃고'


조정유지된 별내동은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별내동 모처의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여기는 상승이 하나도 안 됐다. 분양 예정인 단지도 없고 아주 잠잠하다"라면서 "이곳 평균 아파트값이 4억 원 중반인데 다산은 6~7억 원은 간다. 다산과 차이가 꽤 나는데 다산 때문에 애매하게 묶였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현재 분양가보다 밑도는 아파트 단지도 여럿 있다. 여기는 희소성도 없고 땅도 묶여있다. 매수문의가 전혀 없다고 봐야하는데 왜 조정지역이 됐는지 모르겠다. 여기 주민들이 다 원통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2014년 2월 준공한 별사랑마을모아미래도의 경우 전용 84.98㎡는 지난 8월 4억5천200만 원~4억6천100만 원에 매매되다 9월 4억4천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전용 84.97㎡도 올해 9월 4억3천500만 원~4억7천800만 원에 계약서를 쓰다 이달 들어 4억7천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조정지역이지만 다산동은 오히려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매수나 매도문의는 이전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정부가 가격 상승이 이어진 곳을 조정유지를 하면서 희소성이 높아지고 결국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인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개통 예정인 8호선 '다산역'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었다.

다산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특별한 분위기가 감지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주민들은 다산역이 들어오면서 가치가 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인접 고양 향동, 분양가 상한제 '풍선효과'
나머지 조정지역은 투자심리 위축, 매매거래 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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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진행 중인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모습./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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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이 2억원~3억원 가량 붙었다는 향동 호반베르디움 모습.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고양시도 남양주와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서울과 인접한 고양시 덕양구 향동 공공주택지구만이 조정지역임에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었고, 나머지 조정지역은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나머지 지역은 조금씩 매도 호가가 올라가는 추세다.

김혜진 대표 공인중개사는 "향동은 서울과 연결이 돼 서울 집값에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며 "국토부 발표 이후, 풍선효과로 매수 문의 손님이 더 늘었다"라고 말했다.

김 중개사에 의하면 현재 향동의 집값은 서울과 함께 동반상승 중이다. 매물이 소진된 영향과 3기신도시 발표로 향동지역이 들썩이는 것.

그는 "1·2·3·4단지 (프리미엄이) 2억5천만 원에서 3억 원까지 올랐다"라며 "1·2·3·4단지 다 마찬가지로 물건도 없고 안 파신다. '서울에 비해 오를 게 많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덕은·킨텍스 1단계 도시개발지구와 삼송택지개발지구 부동산 시장은 침체한 분위기였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모처의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있지만, 매도 하는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면서 "나와있던 급매 물건만 조금씩 거래가 되고 있다"고 대출규제나 양도세 문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매매거래가 잠겼다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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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백석동에 소재한 '일산요진와이시티'. 최근 호가가 2천만원~3천만원 가량 오르고 있다. /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삼송동에서 20년 넘게 중개업을 했다고 밝힌 D공인중개사는 "여기는 다시 오른다는 보장도 없다. 여기 사는 사람도 전부 서울 쪽으로 가려고 한다. 그런데 조정지역이라 대출도 쉽게 안 되고, 집값은 안 올라 주민들이 곡소리를 낸다"고 전했다.

침체를 거듭하던 경의선 중심의 일산 구도심과 3호선 중심의 신도심은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일 기준 고양시 아파트값은 0.02% 상승했다. 45주 만에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 일산동구(0.03%), 일산서구(0.02%), 덕양구(0.01%)의 매수 문의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감정원 측의 설명이다.

백석동 김진익 공인중개사는 "매도자가 2천만 원~3천만 원 남짓 가격을 올렸다"며 "서울 강서나 마포 쪽 등 외지인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 일부 해제에 따라 같은 시에서도 제법 온도 차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 효과가 시장에 오래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집값을 잡으려면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 공급이 줄어 신축이 귀해지고 가격이 오른다. 나중엔 구축도 뒤따라 오른다. 이런 조치는 옳지 않다. 집값을 잡고 싶다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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