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월세보다 비싸?' 경기 주요 대학 7곳 원룸 월세
경기 지역 주요 대학가 평균 원룸 월세 43만 원
'서울' 평균 월세보다 비싼 경기대 수원캠 월세
입력 2019-11-27 17:27:45
경기도 소재 대학교 월세 지도. /박소연기자 parksy@biz-m.kr
#1. 부산에 거주하는 고3 이민아(19) 양은 최근 시름에 빠졌다. 수시 모집으로 수도권 대학 입시에 성공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주거'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정원대비 기숙사 수용률이 낮기 때문.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하면 학교 인근에서 자취할 수밖에 없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양은 열심히 '손품'을 팔아 학교 인근 원룸의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2. 수도권 모 대학에 다니는 박모(21) 씨도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는 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지만, 내년에도 입사생 선발이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다. 중국인 유학생이 부쩍 는 것도 한몫한다. 현실적으로 집에서 통학하기엔 먼 거리라 기숙사보다 비싸더라도 '원룸 살이'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단국대를 비롯해 가천대, 아주대 등 수도권 대학들의 수시 논술·면접 일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2020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집을 알아보느라 분주해지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에 발표한 '2019년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전국 일반대학 및 교육대학 196개교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의 비율)은 22.1%로 집계됐다. 이는 21.7%를 기록한 전년보다 0.4% 증가한 수준이다.
수도권 73개교의 기숙사 수용률도 소폭 늘었다. 2018년 17.3%에서 2019년 17.7%로 0.4%P 증가했지만, 비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25.4%)과 평균 기숙사 수용률에는 한참 밑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도권 대학가 원룸촌은 벌써 긴장감이 감돈다. 기숙사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점친 이들이 방 구하기 전쟁에 참전하는 것. 부동산 중개 앱에도 대학가 원룸 매물이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가장 비싼 곳인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그래픽.
그렇다면 경기 주요 대학가(가천대·가톨릭대 성심·경기대 수원캠·경희대 국제캠·단국대 죽전캠·성균관대 자연캠·수원대·아주대)의 원룸 시세는 어떻게 형성됐을까.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용 면적 33㎡ 이하 ·보증금 1천만 원 기준 경기 지역 주요 대학가의 평균 원룸 월세는 43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수원시 영통구에 소재한 경기대학교 수원캠으로 나타났다. 경기대 수원캠 인근 평균 월세는 52만 원으로 올해 10월 서울시 원룸 평균 월세인 51만 원보다 1만 원 비싸다.
놀랍게도 경기대는 1인실 한 달 기숙사비가 원룸 평균 월세보다 높았다.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경기대 수원캠 2019년 1인실 한 달 기숙사비는 52만9천 원으로 원룸 시세에 비해 9천 원 높게 책정됐다. 2인실은 37만 원이며 4인실 이상은 14만7천 원이다. 해당 캠퍼스의 기숙사 수용률은 18%로, 현재 2천103명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2번째로 비싼 아주대학교 그래픽.
두 번째로 월세가 비싼 대학가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곳으로, 평균 월세가 51만 원인 아주대학교로 확인됐다. 10월 서울시 원룸 평균 월세와 같은 수준이다.
아주대 한달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으로 평균 21만 원이다. 4인실 이상은 14만2천 원으로 가격이 더 낮게 책정됐다. 기숙사비와 월세의 격차가 2배 이상 나는 꼴이다. 기숙사수용률은 25.4%로 2천824명을 수용할 수 있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3번째로 비싼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그래픽.
세 번째로 비싼 곳은 평균 월세가 44만 원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소재한다.
단국대 2019년 기숙사 수용 현황을 보면 기숙사수용률은 18.8%로 현재 2천364명이 생활하고 있다. 1인실 기숙사 비용은 39만6천 원, 2인실은 평균 32만1천 원, 4인실 이상은 20만3천 원이다. 월세와 비교했을 때 많게는 20만 원 이상 적게는 5만 원 가량 차이가 난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4번째로 비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그래픽.
이어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가 평균 월세 43만 원으로 조사 대상 중 네 번째로 월세가 높았다.
올해 경희대 기숙사수용률(통합 기준)은 21.4%로 6천365명의 학생이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평균 월 기숙사비는 1인실 42만3천 원, 2인실 27만4천 원, 3인실 14만3천 원, 4인실 이상은 12만 원이다.
다섯 번째로 높은 곳은 수원시 장안구에 소재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5번째로 비싼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그래픽.
다섯 번째로 높은 곳은 수원시 장안구에 소재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다.
이곳 인근의 원룸 월세는 42만 원에 형성돼 있다. 성균관대 기숙사수용률은(종로구 소재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통합 기준) 21.3%로 5천280명이 생활관을 이용할 수 있다. 평균 월 기숙사비는 1인실 53만5천 원, 2인실 31만7천 원, 4인실 이상은 17만6천 원이다.
다음으로 부천시 역곡동에 소재한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과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수원대학교가 6번째 7번째로 높았다. 대학가 두 곳의 평균 월세는 각각 40만 원, 38만 원이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6,7번째로 비싼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과 수원대학교 그래픽.
다음으로 부천시 역곡동에 소재한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과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수원대학교가 6번째 7번째로 높았다. 대학가 두 곳의 평균 월세는 각각 40만 원, 38만 원이다.
가톨릭대학교의 기숙사수용률은 15.9%, 수용가능인원은 1천206명이다. 1인실 기숙사비는 한 달 26만7천 원이며 2인실은 평균 25만 2천원이다. 수원대학교 기숙사수용률은 10.8%이며 1천54명이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다. 1인실과 3인실은 없으며 2인실 평균 월 기숙사비는 29만3천 원, 4인실은 18만6천 원이다.
조사 대상 중 대학가 원룸 시세가 가장 저렴한 곳은 성남시 수정구에 소재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로 나타났다. 가천대 인근 원룸 시세는 35만 원으로 가장 비싼 경기대 수원캠퍼스와 17만 원 가량 격차가 났다.
월 기숙사비는 다른 대학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이었다. 가천대의 기숙사수용률은 11.2%이며 수용가능인원은 2천218명이다. 1인실 평균 한 달 기숙사비는 46만1천 원, 2인실은 26만9천 원, 3인실은 23만2천 원, 4인실은 19만4천 원이다.
올해 가천대를 졸업한 A씨(24)는 "학교 주변 자취방들은 비싸기만 하고 전부 수용소 수준이다. 쪼개기를 심하게 해 한 층에 3~40 세대가 있었다. 옆방 생리현상이 세세히 들릴 정도"라며 "프라이버시 따윈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A씨는 "그런 것에 비하면 학교 기숙사는 시설이 굉장히 좋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이 많아 한국 학생들이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학교랑 성남시에서 결합을 맺어 학생들에게 월세지원금을 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신청도 복잡하고 집주인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탄했다.
게다가 집주인들끼리 월세를 담합해 깎아주지도 않을뿐더러 학교에서 기숙사를 짓는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한다고. A씨는 "이 시기쯤 되면 집주인들은 '네가 아니어도 들어올 애들은 많아.'라는 마인드로 일한다"면서 "학교가 노력은 하지만…"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2030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처럼 대학생과 청년을 위한 공유형 주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최원철 한양대 겸임교수는 "기숙사를 막 짓자는 게 아니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요즘 학교 앞 상권을 보면 '임대'라고 나붙은 곳들이 제법 된다.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얘기다. 비어있는 상권이나 상가를 공유형 주거로 바꾸면 학생들과 상인이 상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 주요 대학가 원룸 시세가 가장 저렴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그래픽.
조사 대상 중 대학가 원룸 시세가 가장 저렴한 곳은 성남시 수정구에 소재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로 나타났다. 가천대 인근 원룸 시세는 35만 원으로 가장 비싼 경기대 수원캠퍼스와 17만 원 가량 격차가 났다.
월 기숙사비는 다른 대학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이었다. 가천대의 기숙사수용률은 11.2%이며 수용가능인원은 2천218명이다. 1인실 평균 한 달 기숙사비는 46만1천 원, 2인실은 26만9천 원, 3인실은 23만2천 원, 4인실은 19만4천 원이다.
올해 가천대를 졸업한 A씨(24)는 "학교 주변 자취방들은 비싸기만 하고 전부 수용소 수준이다. 쪼개기를 심하게 해 한 층에 3~40 세대가 있었다. 옆방 생리현상이 세세히 들릴 정도"라며 "프라이버시 따윈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A씨는 "그런 것에 비하면 학교 기숙사는 시설이 굉장히 좋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이 많아 한국 학생들이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학교랑 성남시에서 결합을 맺어 학생들에게 월세지원금을 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신청도 복잡하고 집주인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탄했다.
게다가 집주인들끼리 월세를 담합해 깎아주지도 않을뿐더러 학교에서 기숙사를 짓는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한다고. A씨는 "이 시기쯤 되면 집주인들은 '네가 아니어도 들어올 애들은 많아.'라는 마인드로 일한다"면서 "학교가 노력은 하지만…"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2030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처럼 대학생과 청년을 위한 공유형 주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최원철 한양대 겸임교수는 "기숙사를 막 짓자는 게 아니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요즘 학교 앞 상권을 보면 '임대'라고 나붙은 곳들이 제법 된다.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얘기다. 비어있는 상권이나 상가를 공유형 주거로 바꾸면 학생들과 상인이 상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