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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규택지 모니터링] 안산 건건동·사사동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21-09-13 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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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상록구 건건동에 소재한 '건건e편한세상' 아파트 전경. 2021.9.8.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여기서 20년을 살았어요. 이제야 개발이 되는구나 싶죠. 그런데 기대도 되지만 우려도 되네요."

지난 8일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부의 신규택지 지정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낙후됐던 주변 환경이 개선되는 점은 좋지만, 농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갈 곳을 걱정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는 것.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와중에 신규택지 지정이 플러스알파 효과를 내면서 농지보상을 받아도 그 돈으로 갈 곳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2·4 공급대책 발표 7개월여 만에 제3차 신규 공공택지 14만가구의 입지를 확정하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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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선 반월역 출입구 전경. 2021.9.8.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이번 발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의왕·군포·안산지구다. 의왕시 초평·월암·삼동, 군포시 도마교·부곡·대야미동, 안산시 건건·사사동 일원 586만㎡에 주택 4만1천가구가 공급된다. 해당 지구는 지하철 1호선 의왕역부터 4호선 반월역까지 아우르는 지역이다.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국토교통부는 의왕역과 반월역에 복합환승시설을 신설해 철도 교통 접근성을 강화하는 한편 역세권을 고밀 개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의 청사진에 따라 반월역 인근 건건·사사동 주택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호가가 크게 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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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상록구 건건동에 위치한 서해아파트. 이곳은 정부 발표 이후 매매가가 1억1천만원 뛰었다. 2021.9.8.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건건동에 소재한 서해아파트(1998년 준공) 전용 114.19㎡는 지난 8월 9일 4억4천만원(10층)에 거래되다 지난 3일 5억5천만원(2층)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도 채 안 돼 매매가가 1억1천만원 뛰었다. 발표 전 매매된 매물은 비교적 중층이고, 발표 후 매물은 저층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오름세다. 부동산 실거래 신고일이 30일이고 그 이전에 실거래 신고가 올라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건건동 대장주로 꼽히는 '건건e편한세상(2006년 준공)'은 전용 59㎡가 7억~7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전용 84㎡ 호가는 9억원에 달한다. 전용 59㎡는 지난 8월 4억2천만~4억9천700만원에, 전용 84㎡는 5억9천500만원(11층)에 실거래된 바 있다. 최근 실거래가와 호가의 최대 차이는 전용 59㎡가 3억3천만원, 전용 84㎡는 3억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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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상록구 건건동에 소재한 '건건동영무예다음' 아파트 전경. 2021.9.8.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작년에 준공돼 건건동 가장 신축 아파트로 꼽히는 '건건동영무예다음'은 매매 물건이 사라졌다. 해당 단지는 전용 59㎡가 지난 8월 5억원(10층)에 매매됐는데, 지금은 매매 물건은 없고 동일 면적 전세 물건만 4억원 수준에 나와 있다.

사사동은 아파트가 '사사동현대아파트(2002년 준공)', '황제아파트(1985년 준공)' 단 2곳뿐이다. 현대아파트는 지난 8월 전용 79㎡가 2억8천만(5층)~2억9천만원(5층)에 거래된 바 있는데, 최근 동일 면적이 3억8천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황제아파트는 올라온 매물이 없다.

건건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건건동과 사사동은 안산시에서도 존재감이 없었던 동네였다"면서 "올해 초부터 매물이 잠기더니 정부 발표 이후부터는 매도자들이 기대감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호가가 2억원 이상, 빌라도 30%가량 뛰었다는 부연이다.

이어 A씨는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제야 개발이 된다며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고, 오랫동안 땅을 일궈온 분들은 땅을 뺏기는 게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가까운 화성도 땅값도 많이 올랐는데, 과연 갈 곳이 있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어떻게 보상을 할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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