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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윤석열, 대선 승부처 '부동산 공약' 분석

입력 2022-01-17 18: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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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통령선거 후보 부동산 정책 분석. 2022.1.17. /김동현기자kdhit@biz-m.kr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부동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총 26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상승해서다. 이 때문에 '벼락거지'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도 나왔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 꿈에서 멀어진 무주택자들은 설움과 절망,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의 시선이 대선 후보 부동산 공약으로 향하는 이유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류가 달라질 수 있다. 차기 대권을 향한 거대 양당 후보의 부동산 공약 기조는 어떨까. 전문가 4인의 인터뷰를 통해 현 집권 여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야당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톺아봤다. <편집자 주>



與·野 후보 공통적으로 '250만 가구 공급' 약속
與 이재명 '공공 주도'…최소 100만 가구 기본주택
野 윤석열 '민간 주도'…원가주택 30만·역세권 20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한다.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민심을 잡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두 후보의 공급 방법은 다르다.

 

이 후보는 '공공 주도'로, 윤 후보는 '민간 주도'로 공급하겠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최소 100만 가구를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단 입장이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에게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공공주택이다.


윤 후보는 원가주택과 역세권 주택 등 공공주도로 50만 가구를 공급하되, 나머지 200만 가구는 민간주도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원가주택은 시세보다 싼 원가로 주택을 분양한 뒤 5년 이상 거주할 시 국가에 매각, 시세 차익 이상을 보장받는 주택이다. 역세권 첫 집은 말 그대로 역세권에 무주택 가구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방점이 다른 두 후보의 공급 방식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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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도시 개발 전 전경.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부동산 성수기에 시행될 제20대 대통령선거는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그 어느 때 보다 중차대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의 공급 공약은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많다. 대척점에 서 있는 부분이 많아 우려가 되기도 한다. 공약이 서로 비슷하기라도 하면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지 간에 비슷한 방향으로 갈 테지만 지금은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공급정책을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5년간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40만 가구, 수도권은 28만여 가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꽤 많은 물량이다. 양쪽 모두 의욕적인 공급물량을 제시 중이다.

 

물론 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다면 반드시 도움은 된다. 과거 정부에서도 발표만 하고 실천하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노태우 정부 때 약속한 200만 가구만 공급을 마쳤지 나머지는 대부분 달성을 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이 누적돼 집값 불안이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구체성이 떨어지고 실현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250만 가구를 공급할 예산도 없고 토지도 없다. 실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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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김동현기자


"250만 가구 공급, 집값 안정엔 도움"
"다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없어"
"어떻게 누가 공급하느냐는 중요치 않아"


공급방식도 너무 다르다. 여당 후보는 공공주도로, 야당 후보는 민간주도로 공급하겠다고 외친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주도로 이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공급할지, 누가 공급할지는 중요하지는 중요하지 않다. 제가 봤을 때는 '민·관 합동방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민간의 자본성과 창의성을 끌어들여 협력하면 될 것을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싸우게 되면 국민들은 불필요하게 갈등만 한다.

이 후보 공약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임대다. 지금 LH가 지탄도 받고 있고 혁신을 못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소비자들은 주거의 품질과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공이 한다고 하면 좋아하질 않는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 개념은 전용 84㎡ 공공임대를 늘인다는 것이다. 
월세 60만원만 받고 30년 장기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당장 서민주거복지 향상에는 좋을 수 있으나 30년 이후에 대한 대책은 없다. 임대주택 거주자가 향후 소득이 끊기고 은퇴를 했을 때, 어디서 살아야 할 지에 대한 답이 없는 게 치명적이다.


윤 후보의 원가주택과 역세권 주택은 토지 임대부형식이다. 무주택자에게 시세 50~80% 수준으로 주택을 주되, 5년 후 집을 팔아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70%만 가져가고, 30%는 공공이 환수한다는 얘기다. 완전 자가가 아닌 셈이다. 무주택자는 '내 집'을 원하는데, 5년 후 공공이 환수한다고 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두 후보 모두 필요한 택지와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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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경의 모습. /비즈엠DB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이재명 후보는 기본주택이라는 개념을 설정해 국민에게 싼 주택을, 윤석열 후보는 청년을 비롯한 무주택자에게 원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얘기한다. 사실 이게 대선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적 정책이라고 보면 된다. 실질적으로 기본주택이 됐든 원가주택이 됐든 이런 것들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주택이나 원가주택은 이전에 반값아파트, 토지임대부 아파트와 동일한 개념이다. 그런데 기본주택이나 원가주택을 공급하려면 기본적으로 토지와 예산이 필요한데, 이러한 주택을 지을 토지가 그렇게 많지 않고 재정도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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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김동현기자


"250만 가구 공급, 실행 가능성은 의문"
"도심 공급 시 용적률 상향 건폐율 하향"

청년을 비롯해 무주택자들이 살만한 집을 공급하려면 주택 원가가 3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 3억원을 들여 50만가구를 공급하려면 15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공약은 공약일 뿐, 현실적으로 공급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다.

기본주택이나 원가주택을 공급할 때에는 무주택자가 원하는 도심에 공급할 수밖에 없는데, 도심에 공급 하려면 '용적률 상향'을 통해 층수를 높여야 한다. 그런데 층수를 높이게 되면 도심의 난개발이 이뤄져 도시환경을 해칠 수 있다. 때문에 계획을 수립할 때, 용적률을 상향하더라도 반드시 건폐율을 낮추고 낮춘 건폐율에 대한 토지용지는 도로나 공원으로 확보해 도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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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부천 중동신도시 전경. /부천시 제공


■서충원 강남대 부동산걸설학부장

이재명 후보는 공공주택을 100만가구까지 공급한다는 내용의 '기본주택'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저는 사실 기본주택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기본주택은 역세권에 시가 10억원짜리 33평 주택을 매달 65만원만 내면 살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 반응은 "이제 집값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거야?"와 "이게 가능한 거야?"로 양분된다. 제 견해는 후자에 가깝다. 과연 시장가격이 그 정도 선에서 형성될지가 의문이다. 위치가 좋은 곳에 100만 가구를 기본주택으로 가능할지, 그리고 어디에 어떻게 만들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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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충원 강남대 부동산걸설학부장


"기본주택, 실현 가능성 의문"
"역세권 첫 집, 시프트와 비슷"

윤석열 후보의 역세권 첫집 주택은 공공분양주택이다. 쉽게 말하면 역세권 재건축 지역에 기존 300%인 용적률을 400%까지 높이면 100%가 늘어나는데, 100%의 절반을 공공이 분양한다는 것이다. 신도시가 아닌 기존 시가지에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이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사례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추진한 시프트(장기전세주택) 정책이 이런 것이다. 지금은 유명무실화된 시프트는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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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전경. /광주시 제공


■윤기원 동탄대장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두 후보 모두 250만 가구를 건설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250만 가구를 지을 땅도, 예산도 없다는 점이다. 어디서 예산을 마련할지가 논점이다. 두분 다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아파트는 빵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 시간이 걸린다. 공약이다 보니 빨리 만들 수 있다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주택을 밀면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규제를 하겠다고 했다가 이제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는 등 스탠스가 많이 바뀐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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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 동탄대장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김동현기자


"아파트는 빵 아냐…빠른 공급 힘들어"
"이 후보 공공주도, 윤 후보 시장에 맡겨"

윤석열 후보는 과거 보수정당이 그랬듯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에 맡기겠다는 기조다. 250만 가구를 건설하되,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200만가구를 건설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현 정부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하고 있다. 이것을 공공으로 하겠다는 정책이 많이 나왔는데, 이러다보니 정비사업 추진이 더디다. 그런데 윤 후보는 원래 했던 대로 '규제를 풀어줄 테니 시장에서 알아서 해라'라는 기조다. 이 후보는 '공공주도로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테니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라'는 뉘앙스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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