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요청 왜]업체 밀집·고급 인력 확보… '비용대비 최대 효과' 충족지
발행일 2019-02-22
SK하이닉스는 총 120조원이 투입될 세계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용인시를 선정하고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투자 의향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와 국내외 50여개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첫발을 내딛게 됐다. 사진은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약 10년간 20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인 SK하이닉스 이천본사 전경.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관련기업 66% 도내 위치 협력 유리
인재 대도시권 거주 선호 수급 수월
원삼면 일대 전력·용수 공급도 원활
이천 "인접지역 수혜 미칠것" 수용
SK하이닉스가 전체 투자액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용인시를 지목한 것은 '인력 확보와 유기적 협력'의 영향이 가장 컸다.
수도권의 풍부한 인력을 수급함과 동시에 반도체 업체들이 밀집한 곳으로 입지를 정해야만 기업이 의도한 '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왜 용인인가
=경기도에는 전국 반도체 기업 244개 중 163개(66.8%)가 위치한 전국 최대의 반도체 밀집지역이다. 지역별로는 용인에 22곳, 용인과 인접한 성남과 화성에 각각 50곳·31곳의 업체가 위치해 있다.
서울까지 범위를 넓히면 전체 반도체 기업 중 85% 가량이 수도권에 위치한 것으로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돼야만 이들 업체와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해진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개발이나 생산 전 과정에서 제조사와 장비·소재·부품 업체 간의 공동 연구개발과 장비 유지 보수가 필수적인 분야로 꼽힌다.
첨단 기술 분야에 핵심적인 사안인 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용인 입지를 뒷받침했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고급 인력들이 대도시권에 거주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어, 경기도 보다 아래 지역에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환호성 터진 용인
=이날 입지 희망 지역이 용인으로 발표되자 용인시는 크게 환영하는 모습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은 이미 도시기본계획에 해당 부지를 포함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 놨다. 곧 이를 위한 부서를 새롭게 만들 계획까지 갖고 있다. 용인에서 가장 낙후된 원삼면이 앞으로는 개발되고 발전될 일만 남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요청한 상태로 아직 정부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도 덧붙였다.
원삼면 일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권역이어서 전력과 용수 공급이 원활하고 교통 역시 좋아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적 입지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부터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일대 땅값이 30~40% 상승하고, 부동산 사무소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투자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용인을 지역구로 둔 엄교섭 경기도의원은 "용인시 처인구는 '처진구'라는 오명까지 받았는데, SK하이닉스가 들어오면 지역사회가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용인시도 하이닉스가 자리 잡을 수 있게 제도적인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천은 그나마 후광효과 노려 수용한 반면 타 지역 반발여전
=이천시는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있어 사실상 입점이 힘든 상황에서도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 왔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이미 위치해 있어 향토기업의 발전이라는 면에서 이천 입지를 주장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이천시는 입장 자료를 통해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미래와 운명을 위해서라도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치 논리가 아니라 기업이 가장 원하는 곳에 입지가 결정돼야 한다"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천 본사와 가까운 곳이어서 인접 지역인 이천까지도 수혜가 미칠 것"이라며 수용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희망 지역이었던 경북 구미시와 충남 천안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어긴 정책"이라며 크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인범·김성주·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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